역사 이야기/일본의 성장과 몰락

스탈린의 외교감각과 일본이라는 카드

기차타고시베리아 2021. 9. 25. 12:08
반응형

노몬한 전투 후 소련과 일본의 입장


노몬한 전투이후 일본은 심각하게 소련의 위협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군부의 남방공력파와 북방공략파는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었지요.. 일본 군부에서 이제 소련과
싸우겠다는 말은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노몬한 전투에서 포로로 잡힌 일본군

앞으로 일본이 싸워야 하는 쪽은 북쪽이 아니라
남쪽이라는 것을 한방 세게 얻어 맞고
확실하게 알아버린 것이었어요

일본이 소련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까웠습니다. 거기다 1939년 동맹인 독일이
독소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소련과 사이좋게
폴란드를 나눠 먹어 버렸으니 일본은 이제 동맹에
기댈 수도 없었습니다.

남은 방법은 어떻게든 소련에 들러붙어 구애해서
불가침 조약을 맺는 것뿐이었어요...

일본은 몸이 달아있는 상태였는데요..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되어 버린 동남아시아 자원지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쪽의 위협을 제거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입장에서는 독일과 불가침 조약을
맺어서 독일이 유럽을 유린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일본과도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다면 일본이
아시아에서 날뛰는 것을 용인한다는 뜻이었고
이렇게 되면 서구 열강들이 소련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일본과의 조약은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었어요...

소련은 불가침 조약이 아닌 중립 협정을 제안했지만
일본은 끈질기게 불가침 조약이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파했는데요..

일본이 내몽골과 만주국 중국의 동북 3성,
인도차이나 반도, 동인도 에서의 이해관계를
소련으로부터 인정받고..
대신 소련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일소불가침조약

이로서 일본과 소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고
1941년 일소불가침조약이 체결되게 되었습니다.

독소불가침조약 만큼 세계에 충격을 던진 사건
이였지만 국제정치에서 조약이란 최후의 순간에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지요..

스탈린의 기막힌 줄타기 외교


스탈린은 히틀러가 프랑스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다면 1차 세계대전처럼 프랑스와 독일이
지지부진하게 싸우다가 둘 다 지칠 것으로
생각했지만 히틀러는 6주 만에 프랑스를 장악해 버렸어요..

파리에 입성한 히틀러(가운데) 와 무솔리니(왼쪽)

둘이 싸우다 지치면 그때 유럽을 치겠다는 소련의
계획은 어그러져 버렸고 이제 독일이 불가침조약을
지키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또다시 소련을 치고
올라온다는 것은 스탈린과 소련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였습니다

독소 불가침조약이 체결되고 17개월 동안
독일은 프랑스를 점령하고 영국과 전쟁을 벌였는데요..

이 기간 동안 소련은 독일에 석유 86만 톤,
목재 64만 톤, 망간, 구리 각각 1만 톤 그리고 150만 톤에 이르는 곡물을 보냈고
독일이 구매하지 못한 다른 원료나 물자를 미국과
일본에서 대신 구매해서 넘겨주기도 했습니다.

영국 공습에 나선 독일 항공기

거기다 영국 본토 항공전을 치르는 동안 독일에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소련 해군은 쇄빙과 함께
해군기지 하나를 독일에 제공해 독일 해군
무장상선의 재급유를 돕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독일이 소련을 공격하자 미국 영국 등
연합군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소련을 지원했습니다.
적의적은 친구였던 것이니까요...


독일은 17개월 만에 불가침 조약을 파기하고
소련으로 쳐들어 왔고 1941년 12월 모스크바 80km 앞까지 진격을 해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국은 소련에게 엄청난
지원을 해주는데요 이와 동시에 미국은 소련에게
일본과 맺은 불가침 조약의 폐기를 요청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소련의 생명줄이었는데요..
1941년부터 무기 대여법을 통해 100억 달러가
넘는 무기와 탄약, 식량, 군화, 트럭 등을 소련에
제공했습니다.

그럼에도 스탈린은 미국의 요구를 무시했는데요.
스탈린의 줄타기 외교는 아직도 일본이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것이었어요..

처칠, 루즈벨트 , 스칼린

이 부분이 스탈린의 노련한 외교감각이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스탈린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국제정치에서
소련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이란 카드는 아직 버리기 아까웠던 것이었다고 해요..

덕분에 일본도 상당한 이득을 봤습니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내내 소련으로부터 4000만 톤의 석탄, 1억 4000만 톤의 목재,
5000만 톤의 철, 1000만 톤의 어류가 금을 제공받았거든요...

소련은 미국의 도움으로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그사이 소련은 미국과 싸우는 일본을
도운 것이었어요..

사람들은 이것이 국제정치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들 합니다.

반응형